3월이면 해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학교 다닐 때의 학년 진급에 따른 새 학년, 새 교실, 새 책, 새로운 담임 선생님 등 – 학교 다닐 때의 새로운 시작 관념이 머릿속에 배어서 그런 것 같다. 또한 추위가 가시고 봄 기운이 돌면서 희망적인 요소가 많은 달이기에 그런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달의 첫 시작인 1일이 삼일절이기에 더욱 더 새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닐까? 푸른 하늘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면서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어릴 때 학교에서 기념식을 하며 부른 ‘삼일절 노래’가 지금도 생생하고, 귀가 길에서 ‘내일부터 한 학년 올라간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친구들과 들길을 달렸던 추억은 희망이 가득한 3월 1일 이었다.

올해는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이 일어난지 100주년이 되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정부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 교육청과 민간단체에서는 삼일절 100주년 기념을 위한 각종 행사와 사업, 교육활동을 하여 민족 자주 정신의 의미를 계승하고 있다. 좋은 일이다. 우리 역사에서 3·1만세 운동만큼 전국적이고 전 민족적인 거사가 어디 있었겠는가? 그러니 전 국민적인 기념을 할 만하다. 다만 그런 행사들이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변질되어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3·1 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며 나라를 되찾겠다는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계승하여 나라와 민족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귀중한 기회가 되어야 한다.

전국적인 거사였기에 전국 방방곡곡에는 그 지역의 3·1운동과, 공원, 건물, 인물들을 기념하는 곳이 많다. 그런데 답사 과정에서 일부 해당 지역 주민들은 ‘그런 것이 있었나?’라고 반문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었다. 이유야 어떻든 이제 부터라도 지역의 것은 지역 주민들이 확실히 알고 보전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여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미국 뉴욕 주의회는 3·1운동의 정신과 류관순 열사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여 3월 1일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하고, 상파울로 등 해 외 여러곳에서도 기념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그 만큼 3·1운동은 전 세계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민족 자주 운동이 됐다.

필자는 지난 1월 7일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 장병 입소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새해 첫 입영행사로 1679명의 신병이 입소하는 날이었다. 격려와 아쉬움을 안은 수천 명의 가족 친지 등이 참석했다. 연병장으로 모이라는 지휘관의 방송 소리가 몇 번 울려도 “아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서 군에 가니 흐뭇하기도 하나 애잔한 마음이 앞선다”고 하며 아들을 품에 꼭 안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병장으로 달려가는 아들을 보며 “어머니 마음이 많이 서원하시겠어요?”하고 말을 거니 “그렇지요, 그래도 나라를 지키는 일이니 해야지요.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키는 것 아닌가요?”하고 반문을 한다. 그 어머니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찡~ 해옴을 느꼈다. ‘그렇구나, 국방의무는 아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저런 어머니가 하는 것이구나’ 1679명 속에 섞여 보이지도 않는 아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그 어머니의 모습이 숭고해 보였었다.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면, 다음에 소를 기를 때는 잃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라를 잃고는 그럴 수 없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느껴왔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오키나와 전투에 참가하여 후에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등급 명예 훈장 '메달 오브 아너' 를 받은 '데스몬드 도스'라는 분의 이야기를 영화화 한 “헥소 고지”라는 영화가 있다. 집총을 거부한 '데스몬드 도스'는 훈련과정에서 갖은 비난을 받으며 결국 위생병으로 참전하고 치열했던 전투에서 75명의 생명을 구한 이야기이다. 군인이라고 총으로 적병을 죽이는 일만하는 것이 아니다. '데스몬드 도스'의 이야기를 보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갖고 왈가 왈부 말이 많은 요즘의 우리 현실과 비교해 본다. ‘국방의 의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 본다면 군 입소자와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관점 차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학교가 있어야 학생이 공부하듯 나라가 있어야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 아닐까?

희망을 안고 시작하는 이 3월을 “애국의 달”로 지정했으면 좋겠다. 100주년을 맞이하는 삼일절과, 나라를 되찾겠다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자주독립 정신이념을 되새기면서 새로운 한 세기를 위한 전진의 첫걸음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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