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 조남명 시인-

▲ 동호 조남명 시인

        애기똥풀

봄비 그친 맑은 날
천변 길옆에
애기들이
기저귀를 다 벗은 알몸으로
엉덩이를 햇볕에 말리고 있다

나도 동심에 취해 버려
입은 옷 홀랑 벗어 내리고
함박만한 엉덩이를 내놓고
그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 본다
지나는 여인네 눈초리가
함박에서 애기똥풀로 옮겨가더니
다시 올 줄을 모른다

 

부끄럽다

어머니
까만 젖 빨아먹어도

언제나 기뻐만 하시던
애기똥풀 꽃 색깔이던
냄새 없던 노오란 똥이
이제는
구린내로 뭉쳐져 변색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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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東湖) 조남명 시인> 전 충청남도의회 전문위원/ 충남도청 공직퇴임/ 시인 / 전통문화연구가
- 시집 <사랑하며 살기도 짧다>, <그대를 더 사랑하는 것은>, <세월을 다 쓰다가>, <향기는 스스로 만든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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