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군서초등학교 2019학년도 신입생인 여섯 할머니와 한 명의 어린이가 특별한 나날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3월 군서초등학교에 여섯 할머니와 1명의 어린이가 입학했다. 할머니들은 인생만큼이나 다양한 사연을 안고 학교에 내디딤을 했다. 2년 전부터 들인 정00 교수의 문의 전화로 서곡을 울렸던 김00 할머니를 필두로, 함께 한글 학교를 다녔던 00 할머니는 한 마을에 사시는 김00 할머니의 친구삼아 다니자는 권유가 컸었다. 1월이 되니 할머니 입학이 소문이 나기 시작해 ㅇㅇ 할머니는 광주에서 근무하는 아들 내외, 군입대 앞둔 손자까지 대동하고 학교를 방문했다. 수줍게 학교를 방문했던 oo 할머니는 남편이 “나는 국문과 숫자를 뗐는데, 우리 할멈은 내가 돌아가면 한글을 모르니 마음이 놓여야 말이지. 그래서 우리 할멈 국문이라도 뗄 수 있게 학교 좀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교장선생님께 부탁하러 왔재!” 하며 주름진 얼굴로 이를 드러내며 웃어 보였다. 00 할머니는 혹시라도 학교에서 입학을 허락하지 않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던지 임봉애 교장이 입학을 허락하자 눈물을 글썽였다.

**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은 한글학교라도 좀 다녔는데, 나는 범벅꿍이라 어쭈고 따라갈랑가 모르겄어!” 하면서도 학업을 향한 꿈을 놓지 않았다. “마을 일을 좀 맡고 있고, 농사도 짓고 있어 학교를 하루씩 걸러서 올 수도 있겠다.” 고 했지만, 6명의 할머니들은 하루도 결석하는 일 없이 오늘도 교실에서 만학의 꿈을 불사르고 있다.

또 이런 사연도 있다.  OO할머니는 지난해 9월 어르신이 돌아가셔서 광주에 사는 아들이 “우리 어머니, 아버님도 안 계셔서 우울증에 빠질까 싶으니 할머니 친구들과 동무하며 공부할 수 있게 제발 학교에서 받아주세요.”라고 사정해 입학할 수 있었다.

수학시간에 “8을 뭐라고 세죠?”하면 “야달!!”이라 하는 바람에 폭소도 터뜨리고, 학생들과 똑같이 체험학습, 운동회 등의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학교 보건교사의 지혜로운 발상과 영광군 보건소의 지원으로 할머니들께 2차례의 MMR, TD예방접종도 실시해주고, 영광종합병원에서 건강진단도 받게됐다.

1학년 정종일 담임교사의 넉넉한 지도로 김◯◯ 군과 여섯 할머니는 알록달록 무지개 빛을 발휘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세련된 가방과, 온수매트, 자세교정방석 등을 사주고, 영광군도 ‘100원 택시’를 지원하며 여섯 분의 만학도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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