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진 시인

어릴 때 읽은 세계명작동화 피노키오는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콜로디가 발표한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목수 제페토가 나무를 깎아 만든 나무인형 피노키오가 펼치는 다양한 모험담을 담고 있는데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거짓말을 하면 피노키오의 코가 조금씩 길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을 때 얼굴이 붉어지거나 눈이 씰룩씰룩해지는 상태를 보며 거짓말을 확인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이란 말이 생기기도 하였다.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고 거짓말을 상습적으로 했던 피노키오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피노키오가 진심으로 후회하고 용서를 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노키오를 포기하지 않고 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인도하며 사랑한 요정과 귀뚜라미와 제페토 할아버지 덕분이다.

세상에는 거짓말을 하고도 태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짓말을 하면 대번에 표가 나는 사람도 있고 아예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거짓말을 안 하고 사는 것이 최상이다. 그런데 가끔 하얀 거짓말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하얀 거짓말도 거짓말이다. 아이 앞에서는 특히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며 자녀가 거짓말을 했을 때 꾸중을 해야겠지만 다그치기보다는 믿고 기다려주고 잘못을 용서해주는 사랑이 있어야한다.

자장면을 시키고 기다리다 못해 전화를 걸면 90%이상이 ‘출발했다.’고 하며 직장에서는 상사의 업무 재촉에 ‘거의 다 됐다.’라는 대답이 가장 많은 거짓말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고객 또는 상사의 추궁을 순간 벗어나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합리화하는 교육은 시키지 않아야한다. 거짓말은 자기합리화의 습관이 돼 버린다. 나중에는 그것이 거짓말 이란 것조차 모르고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말이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의 소리이며 뜻을 나타내는 음성적인 부호이다. 우리 인간이 이 지구상의 동물 중에서 만물의 영장인 것은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말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 자신을 나타내며 인격을 표현한다.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확인할 수 있다. 참된 사람은 참된 말만하게 되고 진실 된 사람은 진실 된 말만한다. 반면에 거짓된 사람은 거짓된 말만하기 때문에 그의 인격도 격하되는 것이다. 말로 품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보기에는 고상하고 품위 있어도 거짓 된 말로 자신을 떨어뜨리는 유머 프로그램도 우리에게 참말의 교훈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의 존재 가치, 인격, 사상을 나타내는 진실 된 말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세상을 살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라는 말이 진짜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는 거짓말이 쳐놓은 보이지 않는 거미줄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사회는 수백, 수 천 가닥의 대인 관계 그물망 안에서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누구도 그 관계망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사회의 가장 기초가 되는 가정은 그 관계망의 정점이자 중심이기에 인생 출발점인 가정 안에서부터 끈적이는 거짓말이라는 거미줄은 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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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작가 : 「여락인성심리연구소」소장, 인성지도사, 인성·인권동화작가, 시인, 심리상담사/ 저서 : 동화『엄마, 제발』, 『인성으로 성공하라』, 그림책『내 이름은 똥차』, 『김종진의 시 치유 시에서 행복 찾기』, 공저『당신의 지문』/ 계간 아동문학시대 신인상(2001), 아침의 문학회 전국시 낭송대회 대상(2001), 한국문학시대 우수작품상(2017), 한국인터넷문학상 동화부문 (2017), 대전문인협회 올해의 작가상(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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