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천 손현도 시인-
야생화
겨우내 그 누구도 찾지 않은
잊혀 진 이름이여
꽁꽁 얼어붙은 겨울
산모가 잉태하듯
온갖고초를 격으며
세상 밖으로 나오기위해
몸부림치며 그렇게
살았나보다
이른봄 꽃들은 자기가
제일인양 저마다
자태를 폼 내며
그리운 이를 맞이하듯
한쪽 구석에 수수하게 핀 들꽃
그들보다 결코 화려하지도
향기가나지도 않지만
그 꽃들이 지고 나도
홀로 외로움을 달래며
그 자리에 꼿꼿이 버티고 서있네
게으른 꿀벌만이 유일한
동료이자 벗이다
이종구 기자
ljg1126@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