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천 손현도 시인-

    혜천 손현도 시인

     야생화
        
겨우내 그 누구도 찾지 않은 
잊혀 진 이름이여

꽁꽁 얼어붙은 겨울 
산모가 잉태하듯

온갖고초를 격으며  
세상 밖으로 나오기위해

몸부림치며 그렇게 
살았나보다

 

이른봄 꽃들은 자기가 
제일인양 저마다

자태를 폼 내며 
그리운 이를 맞이하듯

한쪽 구석에 수수하게 핀 들꽃
그들보다 결코 화려하지도 
향기가나지도 않지만

그 꽃들이 지고 나도 
홀로 외로움을 달래며
그 자리에 꼿꼿이 버티고 서있네

게으른 꿀벌만이 유일한  
동료이자 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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